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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일 : 2014-05-02 09:45
   오월의 편지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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 글쓴이 : 백구
    다운포인트 : 0점    조회 : 1,396  




오월의 편지

붓꽃이 핀 교정에서 편지를 씁니다
당신이 떠나고 없는 하루 이틀은
한 달 두 달처럼 긴데
당신으로 인해 비어 있는 자리마다
깊디깊은 침묵이 앉습니다

낮에도 뻐꾸기 울고 찔레가 피는 오월입니다
당신 있는 그곳에도 봄이 오면 꽃이 핍니까
꽃이 지고 필 때마다 당신을 생각합니다

어둠 속에서 하얗게 반짝이며 찔레가 피는 철이면
더욱 당신이 보고 싶습니다

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사람은 다 그러하겠지만
오월에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이가 많은 이 땅에선
찔레 하나가 피는 일도 예사롭지 않습니다.

이 세상 많은 이들 가운데
한사람을 사랑하여 오래도록 서로 깊이
사랑하는 일은 아름다운 일입니다

그 생각을 하며 하늘을 보면 꼭 가슴이 메입니다
얼마나 많은 이들이 서로 영원히 사랑하지 못하고
너무도 아프게 헤어져 울며 평생을 사는지 아는 까닭에
소리내어 말하지 못하고 오늘처럼 꽃잎에 편지를 씁니다

소리없이 흔들리는 붓꽃잎처럼
마음도 늘 그렇게 흔들려
오는 이 가는 이 눈치 채이지 않게 또 하루를 보내고
돌아서는 저녁이면 저미는 가슴 빈 자리로
바람이 가득 가득 밀려옵니다

뜨거우면서도 그렇게 여린 데가 많던
당신의 마음도 이런 저녁이면
바람을 몰고 가끔씩 이 땅을 다녀갑니까

저무는 하늘 낮달처럼 내게 와 머물다
소리없이 돌아가는 사랑하는 사람이여

- 도종환 -




 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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